
한비자(韓非子)의 난언편(難言篇)
대통령선거출마 후보자들의 토론을 앞두고 “화술(話術) 그 함정과 허실(虛實)”이라는 부제가 달린 한비자(韓非子)의 난언편(難言篇)을 소개할까 합니다
난언이란 말하기가 어렵다는 뜻입니다. 평소에 그 사람의 말은 그 사람의 인품이고 그 사람의 삶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한비자는 윗사람에게 진언하여 공감을 얻기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를 예시하고 있습니다. 이글을 참고하시면서 후보자들의 변설(辨說)을 분석해 보시고 과연 그분들이 국민을 자신들의 윗사람들로 보고 얼마나 진정성이 있고 설득력이 있게 말하는지 살펴보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
신 한비(韓非)는 말하기를 두려워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말하기를 어렵게 여기는 것은 이유가 있습니다. 말이 순하여 거슬림이 없고 유창하며 아름답고 순서가 있으면 곧 화려할 뿐 알맹이가 없다고 합니다. 말이 착실하고 진지하며 꿋꿋하고 신중하여 흔들리지 않으면 옹졸하고 조리가 없다고 합니다.
옛말을 많이 인용하고 아름답게 수식한 말이 많아서 같은 사례를 잇달아 들고 다른 것과 비교해 말하면 곧 말이 들떠있을 뿐 소용이 없다고 합니다.
대체의 요점만을 뭉뚱그려 말이 간략하고 직설적이며 꾸미지 않으면 곧 말이 남의 감정을 건드릴 뿐이고 말을 잘 할 줄 모른다고 합니다.
말이 남에게 친근하기를 서두르면서 남의 심정을 더듬어 엿보려고 하는 듯하면 곧 외람되고 사양할 줄 모른다고 합니다. 말이 넓고 크고 깊고 묘하여 헤아릴 수 없으면 곧 말을 과장할 뿐 실용성이 없다고 합니다.
집안 살림살이의 자질구레한 말을 자세하게 거듭거듭 말하면 곧 치사하다고 합니다. 말이 세속적이고 비근하며 임금의 뜻에 어긋나거나 거슬리는 일이 없으면 곧 살길을 탐하여 윗사람에게 아첨한다고 합니다.
말이 세속적인 일을 멀리 초월하여 궤변으로 사람다운 맛이 없어지면 곧 말이 허황하다고 합니다. 말이 민첩하고 말재주가 풍부하여 야단스럽게 말을 수식하면 곧 사관처럼 말 많은 친구라고 합니다.
전연 수식이나 학문을 버리고 질박한 본성만을 가지고 말하면 곧 천하다고 합니다. 때로 시. 서를 말하고 지나간 옛말의 법을 말하면 곧 그 사람은 옛말의 법을 외우고 있을 뿐이라고 합니다. 이런 점이 있어서 신(臣) 한비(韓非)는 말하기를 어렵게 여기며 깊이 근심하는 바입니다.
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