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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OO→金OO→李OO… 자꾸 姓 바뀌는 아이들
관리자 조회수:936 222.113.254.118
2019-04-19 14:33:48

李OO→金OO→李OO… 자꾸 姓 바뀌는 아이들

[재혼 후 재이혼 늘며… `친양자 입양 파양`에 子女들 상처]

2008년 시행된 친양자 제도 의붓아버지 姓 따를 수 있어

再이혼 후 '양육비 못 줘' 파양소송으로 다시 姓 변경

일부선 '法조항 허술한 탓'

김모씨는 2010년 이모(여)씨와 재혼했다. 이씨에게는 전 남편 사이에서 낳은 딸이 있었는데, 김씨는 이씨와 결혼하면서 흔쾌히 이 딸을 자신의 친양자(親養者)로 입양하기로 했다. `친양자`로 입양하면 가족관계등록부에 `자녀`라고 나오지만 `양자`로 입양하면 `양자`라고 나온다. 친아빠 성(姓)을 따르던 딸은 친양자 입양에 따라 김씨로 성을 바꿨다. 하지만 김씨와 이씨가 2013년 이혼 소송을 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김씨가 '내 친자식이 아니니 양육비를 줄 수 없다'며 친양자 파양(罷養) 소송을 냈다. 소송 결과에 따라 딸은 양아버지인 김씨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될 뿐 아니라 나중에 어머니가 다시 결혼하면 성을 또 바꿔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된다.

아이가 있는 이혼 남녀의 재혼과 재이혼이 동시에 늘어나면서 아이들의 성씨가 여러 번 바뀌는 부작용이 생겨나고 있다. 재혼할 때에는 '내 자식처럼 키우겠다'며 아이를 친양자로 들였던 의붓부모가 이혼할 때에는 '피 한 방울 안 섞인 애'라며 돌아서는 탓에 아이들만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다.

 

친양자 입양은 2005년 도입돼 2008년부터 시행된 제도로 입양된 아이를 의붓부모의 친자식과 똑같이 간주하는 것이다. 이전까지 재혼 가정 아이들은 친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라야 했다. 또 입양과 성·본 변경 절차를 거치더라도 가족관계등록부에는 여전히 친부모의 이름이 그대로 나왔다. 이 때문에 부모들은 입양 신고 대신 허위 출생 신고로 의붓아버지와 아이의 관계를 새로 꾸며야 했다. 하지만 친양자 입양 제도로 재혼 가정 아이들은 새 아버지의 `친자`로 등록됐고, 친부와의 법률적 관계도 완전히 끊을 수 있게 됐다. 서울가정법원 관계자는 '법원에 들어오는 친양자 입양 허가 사건의 대부분은 재혼 가정 부모들이 신청한 것'이라며 '재혼 가정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친양자 입양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그런데 친양자 입양을 했던 부모들이 이혼하면서 과거에 없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친양자 입양을 하면 이혼을 하더라도 법적으로 친부모에 해당하기 때문에 아이에 대한 부양 의무를 지게 되는데, 의붓부모들이 '이혼까지 한 마당에 내가 왜 아이 양육비를 대야 하느냐'고 반발한 것이다. 또 이런 의붓부모들이 낸 친양자 파양 소송이 받아들여지면 아이는 다시 친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게 된다. 원래 박씨였던 아이가 엄마의 재혼으로 `새 아빠`와 같은 김씨가 됐다가 친양자 파양으로 다시 박씨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이런 아이들이 한 해 수십명씩이며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법원 관계자는 '이 과정에서 미성년자인 아이들이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게 되고, 심한 경우 정체성 혼란까지 겪게 된다'고 우려했다.

친양자제도 법규가 허술하다는 지적도 있다. 법 조항에 따르면 친양자 파양은 부모가 아이를 심하게 학대·유기했을 때, 아이가 부모에게 패륜적 행위를 해서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할 수 없을 때에만 가능하다. 이에 대해 법조계 관계자들은 '재혼에서 비롯된 친양자 관계를 이혼 후에도 강요하는 것이 상식적으로 맞는 일인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법적으로는 당신 자식이 맞으니 당신이 책임지시오`라고 강요했다가 아이가 방치되거나 큰 혼란을 겪게 된다면 누가 책임질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서울가정법원의 한 판사는 '현재 친양자 입양 관련 조항은 좋은 상황만을 가정하고 만든 것인데, 재혼 가정의 이혼이 늘어나는 요즘 상황을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판사는 '섣불리 아이를 입양했다가 뒤늦게 후회하며 파양하는 부모들이 많은데, 아이들이 입을 피해를 잘 생각해보고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 <2015년 6월 8일 월요일 자> A12면 최연진 기자 기사 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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